뭔 이미지를 넣어야 잘 넣었다고 소문이 날까?

ads header

에우튀프론 - 강성훈, 출판사 : 아카넷


이 책은 플라톤이 자신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와 에우튀프론이라는 사람의, 경건함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담고 있다.

에우튀프론은 자신의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고발하였는데, 대화에서 그는 자신의 혈육일지라도 잘못은 재판을 받아야 하며 이를 공소하는 것은 신에 대한 경건함에서 나온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소크라테스는 이에 대한 대화를 통해 경건함의 정의를 밝히고자 한다.

 

어찌 생각하면 철학에 대한 이야기로서는 당연한 결론일지도 모르겠는데, 소크라테스는 이 대화에서 경건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건 현대 사회에서도 풀지 못하는, 아니, 인간의 다양성을 감안한다면 보편적인 해답은 불능의 문제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사람은 모여 살기 위해서 법을 만들었는데, 그 강제력을 가진 규율은 사람에 따라
, 환경에 따라, 시대에 따라 기준이 달라져 왔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오랜시간 다양한 사회와 민족, 종교, 시대성 등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개선하면 발전해 왔지만, 법은 여전히 전폭적인 공감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 인간의 판단력을 바탕으로 하는 심판제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건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도 마찬가지이다.

에우튀프론은 이러한 법의 정신의 근간에 경건함이라는 개념을 끼워 놓고 있는데,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보면 불행하게도 그 경건함은 우리가 법에 대해 가지는 불신보다도 훨씬 초라할 뿐이다.

 

에우튀프론은이 신에 대한 경건함이라고 표현한 것은 신의 존재를 빌어 절대적이고 고정된 진리를 말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의 예로 인간의 생명을 들었으며 이를 침범함은 설령 아버지라 하더라도 고발되어 처벌받아야 한다는 논리인데 이것은 두 개의 명제로 나뉜다

하나는 인간의 생명은 절대로 침범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죄를 지은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이를 벌하기 위해 고소하는 것이 정의로운, 신에 대해 경건한 일이라는 것이다

무엇도 사람의 생명의 가치에 비할 바가 없다지만 신의 사명을 빌미로 종교전쟁은 오래전부터 지구상에 있어 왔으며, 법에서는 때에 따라 정당방위라는 것이 인정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생명의 가치도 그 가치를 인정해 줄 인간들의 사상과 상황, 형편에 따라 다른 것인가 싶기도 하다. 만일 그렇다면 경건함은 가변적이고 자의적인 것이 되어 버릴 것이다.

물론, 역으로 그렇다고 해서 살인이 비호될 것도 아니지만......

 

법의 관점에서 에우튀프론의 아버지의 죄는 과실치사 또는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이 될 것인데 현대 사회에서도 이것은 명백한 범죄이다. 하지만 이를 고발하는 것이 정의인가는 현대사회에서는 또 다른 문제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형법에서는 범죄를 목격했다고 해서 이를 신고하지 않았음을 처벌하지는 않고 있는데,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 등이 자신의 배우자가 금지된 금품을 수수하면 이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청탁이 배우자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를 감안한 조항이지만 일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현실을 보면, 법은 그때그때 달라요.~ 같은 개그프로그램 제목같은 느낌마저 준다.


경건함을 법과 같은 범주로 넣는다면 경건함도 역시 그때그때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릴 것이다. 결국, 경건함이란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개인적으로 가져야 하는 것이고 인간은 끊임없이 그 경건함이 법과 상식, 공익성, 양심 등을 통해 다듬어지도록 노력해야 하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아니, 그건 경건함이든, 양심이든, 정의감이든...... 뭐든 상관없이 다 통용되는 기본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언제나 불완전하며, 연역적이지 못하고 귀납적일 수 밖에 없으며, 개연적이고, 감정적이다. 어찌보면, 인간은 가장 양자역학적인 존재가 아닌가 싶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는 진실로 경건함에 대한 앎을 구하고자 한 것인지, 스스로 가지고 있던 경건함의 기준을 전달하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다. 경건함도 신에 대한 경건함을 의심했던지, 혹은 신 자체를 의심했는지는 모르지만, 혈육을 고발하는 것을 경건한 일의 범주에는 넣지 않은 듯 하다


아, 참고로 나는 법과 경건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법은 그저 인간들이 그들 스스로의 필요성으로 모여살게 되면서 그 모여산다는 것이 좀 더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방편으로 궁리해낸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인데, 결국 그런 관점에서라면, 흔히 하는 말처럼 사회가 받아들이는 기준에 따른다 정도이고, 결국 인간사회에서는 그런 결정을 할 권한을 위임받은 자의 자의적인 판단과 결정에 휘둘리는 사회적 권력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법은 너무 무섭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