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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경제학의 모험


 블로그 주인장처럼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경제학을 접하는 가장 간명한 길은 요즘은 아무래도 유튜브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지식의 습득의 가장 좋은 방법은 확실히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책은 많은 시간을 들여 쓰여진다. 그리고 그 논리의 전개과정에서 명확하게 근거를 제시하고 반대의견에 대응하며 자신의 이론, 또는 경제모형을 설명해 나간다. 그리고 독자는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주장, 이론, 모형이 만들어지는 방법론과 비판 및 수용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동영상을 이런식으로 구성했다가는 몇부작, 몇십부작의 장편 드라마 처럼 되어버릴 것이고 누구도 그런 영상을 쉽게 보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좀 다른 특징인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영상의 내용에 대해선 덜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건 영상의 특성상 시사 프로그램이 아니고선 아무래도 근거제시 보다는 결과제시에 치중하고, 재미없는 과정을 생략하며 근거의 제시가 말한마디 정도로 생략되는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읽었던 경제학 책은 크게는 두가지 부류였던것 같다. 하나는 하나의 주장, 소재, 인물 등 특정된 대상에 대해 기술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학의 역사를 돌아보며 주요한 주장들과 그런 주장들이 버려지고 다시 인용되면서 당시의 경제 현상을 설명해 가는 과정에 대해 기술한 것이다.


이 책, 경제학의 모험은 후자에 속하는 책으로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으로부터 현대 프랑스의 토마 피케티 까지를 다루고 있다. 초기의 경제학자들은 철학을 무기로 사용했고,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수학을 무기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의 경험으로는, 아무래도 경제가 고도화하는 과정에 있기에 최근에 들어설수록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이해하기가 조금씩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면에서, 경제학에 대한 우리, 일반인 적인 지식을 함양하는 데는 이런 식의 경제학사를 추적하면서 주장과 이론, 모형을 배워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고밀도의, 집중적이고 탄탄한 주장에 대한 책은 그만큼 지식으로서의 가치가 있지만, 이해하기 어렵고 길고 지루한 측면이 있어 전문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접근은 많이 힘들다. 


경제학사를 통한 접근의 단점으로는 아무래도 여러 주장들을 모아놓다보니 이러한 주장들에 대한 평가가 작자의 주관에 영향을 받기가 쉬운데, 그런 경우 작자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하는 난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비슷한 형식의 여러가지 책을 통해 보완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일단 짧다. 그 말은, 분량이 적음에도 내용이 충실하다면 함축과 요약이 잘 되었다는 뜻인데 그런 면에서는 괜찮은 수준의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요즘처럼 게시판의 장문도 세줄 요약 해 달라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이다 보니 (2018년에 초판이 발행되었다.) 토마 피케티 같은 최근의 경제학자들까지 다르고 있는 점이 좋다.


책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토머스 먼, 제라드 드 말린스, 프랑수아 케네, 애덤 스미스, 앙리 드 생시몽, 토머스 맬서스, 로버트 오언, 데이비드 리카도, 샤를 푸리에, 프리드리히 리스트, 카를 마르크스, 프리디리히 엥겔스, 레옹 발라, 윌리엄 제번스, 엘르피드 마셜, 빌프레도 파레토, 소스타인 베블런, 존 홉슨.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아서 세실 피구, 루드비히 폰 미제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조지프 슘페터, 에드워드 체임벌린,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라울 프레비시, 폴 로젠스타인-로댄, 조앤 로빈슨, 존 폰 노이만, 오스카르 랑게, 밀턴 프리드먼, 월리엄 비크리, 아서 루이스 폴 새뮤얼슨, 트레버 스완, 하이먼 민스키, 제임스 뷰캐넌, 제라르 드브뢰, 케네스 에로, 로버트 솔로, 존 내시, 안드레 군더 프랑크, 존 무스 게리 베커, 아마르티아 센, 대니얼 카너먼, 아모스 트버스키, 로버트  루카스, 유진 파마, 조지 애컬로프, 에드워드 프레스콧,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이클 스펜스, 핀 쉬들란, 앤서니 앳킨스, 로버트 실러, 앨빈 로스, 모리스 옵스펠드, 낸시 폴브레, 메릴린 워링, 폴 크르구먼, 폴 로머, 다이내아 스트라스만, 줄리 낼슨, 토마 피케티를 다룬다.


보시다시피, 위에서 쓴 사람의 이름이 워낙 많다. 그건 다시 말해 내용이 굉장히 축약되어 있다는 이야기고, 좀 강하게 말하자면 많이 부실하다 정도로 볼 수도 있다. 누구라도 이름을 들어봤을, 케인즈나 밀턴 프리드먼 같은 사람들의 경우, 주장하는 내용 하나만 봐도  이 책 한권의 분량은 가볍게 넘어서며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라는 책 한권은 이 책의 4배에 달하는,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파레토를 예로 들면, 책에서는 파레토 최적은 언급을 하는데 무차별곡선은 언급하지 않는다. 이는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한데, 경제학사에서 개인을 위주로 조명한 것이 아니라 관련되는 주장, 이론을 위주로 전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번스의 예를 봐도, 한계효용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만 제번스와 관련해서 나오는 중요한 사항인, 경제학에 수학을 도입한 것과 그 내용인 교환이론 같은 수학적 기호들은 아예 다루지 않는다.

유사한 주장들의 경제학자들을  묶어 놓다 보니 아무래도 그 학자의 다른 주장까지 조명할 수는 없는 구조이고 그러다 보니 각 경제학자에서 하나의 편중된 면만 다루게 되는 부분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어려울만한 주제는 과감하게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원한는건 결국 이정도가 가장 적당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아주 편하게 읽는 경제학의 역사에 대한 입문서 역할로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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